지금 모두의 고민에 대한 옥상달빛의 진솔한 답변 그 어떤 말보다 따뜻한 위로의 경험
한 걸음 성장해 돌아온 위트만발여성듀오 옥상달빛의 정규 2집 앨범 “Where”
여전히, 꾸준히, 자란다.
‘위트 만발 여성 듀오’라는 별명으로 많은 대중에게 위로를 주며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옥상달빛의 정규 2집 앨범 “Where"가 발매되었다. 우선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던 꽤 많은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에 비하면 눈에 띄게 부지런하다. 2010년 드라마 ‘파스타‘에 수록된 동명의 곡 '옥상달빛'이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 받으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지 3년이 채 안 되는 시간, 옥상달빛은 EP '옥탑라됴', 정규 1집 '28', 미니앨범 '서로'등의 앨범과 클럽 공연, 페스티벌 공연, 방송, 라디오까지, 전방위적이고 꾸준한 활동으로 언제나 우리 곁에 함께 있어왔다. 어쩌면 이런 꾸준함이 지금 국내 인디 씬에서 가장 대중적인 위치에 있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비결이 아닐까. 이렇게 꾸준히 활동해 온 옥상달빛의 정규 2집이기에 음악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대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옥상달빛은 한 걸음 더 성장해서 돌아왔다. 옥상달빛은 여전히, 꾸준히, 자란다.
Where?
Where, 어딘가. 바로 옥상달빛 정규 2집의 앨범제목이자 앨범을 관통하는 가장 명료하고 의미 있는 단어다.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게 되는 우정, 청춘, 사랑, 사람에 대한 답을 어디에서 찾을지에 대한 물음이 곧 이번 앨범의 시작이 되었고, 그에 대한 진솔한 답변이 곡으로 수록되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번 앨범은 그 전의 앨범들에 비해, 앨범 자체로서의 의미나 메시지들이 우리 가슴 속을 더 깊게 파고든다. 여기에 더 솔직해진 가사들과 곳곳에 숨어있는 위트는 외롭거나 슬플 때도 한번쯤 미소 짓게 하는 옥상달빛의 힘을 더 돋보이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매일 새롭게 더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라고 되묻는 ‘새로와’나, 말뿐인 위로보다 곁에 말없이 있어주는 것이 가장 큰 위로라 말하는 ‘괜찮습니다’, 언제나 자기자리에서 소리 없이 자신의 몫을 다하는 사람들이 곧 영웅이라 말하는 ‘히어로’만 들어봐도 그 힘은 여실히 보여진다. 언제까지나 청춘만을 노래할 것 같았던 옥상달빛이지만, 그녀들은 꾸준히 성장했고, 이제 스스럼없이 자신의 이야기들을 답으로 내어 보일 만큼의 자신감도 가졌다. 이젠 우리가 앞으로의 그녀들을 기대하며 더 큰 응원으로 보답해야 할 때다.
영심이
조금 이상한 이야기일수도 있겠지만 앨범을 들으면 들을수록 영심이가 생각났다. 맞다. 모두가 생각하는 바로 그 만화 속의 영심이다. 영심이가 그대로 잘 커서 싱어송라이터가 되었다면 ‘옥상달빛‘같은 음악을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경쾌한 곡들 위주인 A면에는 장난기 많고 왈가닥이지만 누구보다 솔직하고 당당했던 영심이가, 더 부드럽고 느린 곡들 위주인 B면에는 창가에서 달님과 이야기하던 영심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특히나 '하얀'을 들으면서는 창가에서 턱을 괴고 있는 영심이의 모습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꽤나 이상한 이야기라서 그 이유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는데 그 의문은 의외로 금방 해소되었다. 옥상달빛의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의 앨범 중에 가장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나 잊고 지냈던 어떤 추억이 툭하고 떠오르기도 하는데, 그 바탕에는 감상에 거슬리는 음악적 요소는 최대한 걸러내며 적재적소에 포진된 악기 구성과 프로그래밍, 감정에 따라 자유로이 변주되는 비트와 화성이 있다. 그만큼 곡의 구성과 연주, 사운드까지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잘 만들어진 앨범이라는 이야기다. 그 사이사이에 들어있는 익숙한 멜로디들은 덤이다.
+
보통 좋은 위로는 웃음과 눈물을 동반하고는 한다. 옥상달빛의 이번 앨범이 바로 그렇다.
믿기 힘들겠다면,
지금 당장 옥상달빛의 2집 ‘Where’를 들으며 눈 앞, 그 어딘가의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자.
자기도 모르게 살짝 미소 지으며 눈시울이 젖어오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 경험, 어떤 위로의 말보다 더 클지도 모르겠다.